한국영화사랑 오발탄


정재연   pm.11:58, Monday ( 1854hit )
해변으로 가다

"가위", "찍히면 죽는다"에 이은 한국 청소년 공포영화 제 3탄인 셈입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e스크린(http://www.escreen.co.kr)의 조세진 기자 리뷰로 미리 접한 바 있어 미리 기대치를 잔뜩 낮추고 보게 되었습니다. 그랬던 탓일까요, 상대적이긴 하지만 앞의 두 영화에 비해 훨씬 좋게 보았습니다. 사람 죽이는 장면이 충분히(?) 잔인하고 전반적인 극의 흐름도 매우 안정적이었습니다. 영화 초년병이라고 할 수 있는 대부분 출연 배우들의 연기에서도 크게 흠잡을 만한 구석은 찾을 수가 없더군요. 특히 PC통신 동호회의 MT에서 일어나는 사건인 만큼 생생한 대사와 갈등구조 같은 건 꽤 인정해 줄 만 하다는 생각입니다.

"가위"가 우왕좌왕 허술한 귀신 이야기 위에 스타일에만 신경 쓴 영화이었던데 반해 "해변으로 가다"는 너무 영화같지 않은 화면이라 그냥 TV 단막극 보는 기분 밖에 들지 않아 좀 아쉬웠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큰 흠집은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의 신성 김민선이 영화 초반에 나와 단박에 칼맞고 죽는 모양새가 "스크림"에서 드류 배리모어의 경우와 너무 똑같다는 데에 있습니다. 무의미한 흉내내기도 흉내내기지만 이 영화에 얼굴 내비친 다른 배우들에 비해 월등한 그녀의 연기력를 그것 밖에 못보고 만다는게 너무 속상하더군요. 영화 마지막에 이은주를 내세워 수미쌍관이랄까 뭐 그런 걸로 '한단계 발전시켰다'느니 하는 식으로 비난을 모면하려고 생각했던 거라면 정말 화 날 것 같습니다.

"여고괴담"과 "텔 미 썸딩"의 성공 이후로 상당히 많은 귀신 또는 연쇄살인을 다룬 공포영화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장르영화인 것들을 놓고 이러쿵저러쿵할 이유는 없겠지만 문제는 며칠 사이에 본 "가위", "찍히면 죽는다", 그리고 "해변으로 가다"에 이르기까지 완성도와 스타일에 있어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천편일률적이라는 비난을 면하기가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어째서 마지막에 밝혀진 살인범은 언제나 그렇게 얼굴이 표변하고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무서운 표정을 만들어야만 하는 건지요. "텔 미 썸딩"의 심은하가 얼굴에 피범벅 뒤집어 쓰고 흰자위 굴려가며 소리를 질러서 영화가 성공했었던 건가요.

비슷한 장르와 소재라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방법은 반드시 있는 것일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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