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사랑 오발탄


김명정   am.2:01, Saturday ( 1818hit )
한국영화에 대한 안좋은 추억


몇년전 일이었어으~.
중학생이었고, 뻥치기 대장이었고, 공부는 뒷전이었던 저는 그만!!!!!!
친구들에게 제가 가수 전영록과 친하다고 뻥을 친 거였어으.
당시 전영록은 지가 뭐라고 성룡 짝퉁 흉내를 내며
공공연히 방송에서 쿵후 시범을 보이곤 했을 때였어으.
달리, 제가 전영록과 친하단 걸 증명할 수 없었던 저는... 그만!
제가 그와 같은 쿵후 학원에 다닌다는 뻥을 치고는
그가 가끔 오간다는 쿵후학원에 낼름 등록을 한 것이었죠.
그런데 바로 쿵후를 바로 가르쳐주는 게 아니더군요.
무슨 인체의 급소와 특성 같은 이론을 먼저 배우는데
어찌나 짜증이 나던 지....
그건, 공부하기 싫은 나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저는 그 자릴
박차고 나왔지요. 그리고 후다닥 아무 문이나 들어갔는데.....
그만!!!!!!!!

그 문이, 길동 극장(당시 동시상영) 스크린 무대 하단으로 이어지는
통로였던 것이었어으.
갑자기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진 그 때,
놀랬던 가슴을 생각하면 지금도 등골이 서늘해옵니다.

몇 안되는 사람들 틈에서
처음으로, 처음으로 접한 한국영화는
<수렁에서 건진 내딸>과 <겨울 나그네>였어으.
어찌나 재밌게 봤는지...
극장을 나오니 밤 12시가 다 된거에으.
놀란 저는,
시계야! 누구 엄마한테 죽는 꼴 보고싶어서 그러니,
시간이 이렇게 됐다는 걸 왜 나한테 안 알려줬니 원망하며
오열을 했지만.. 시계는,
잘못은 내가 아니라 나 조차 속이는 저 몰지각하게 재밌는
한국영화에 있는 거라고..  나를 원망하는건 나를 두번 죽이는 일이라고.. 어서어서 엄마한테 맞아죽을 준비나 하라고... 흑흑.

그날... 전 엄마한테 (수도꼭지랑 연결된) 호스로 맞았습니다.
윙윙... 그 호스 소리의 공포. 안 맞아본 분은 모르십니다.

그런데...  
그 날은 하나도 아프지 않았습니다.
<겨울 나그네>를 보며 받았던 감동, 눈물, 음악....
가슴 속에 차오르는 뭔지모를 벅참 때문이었지요.
이 영화 주제곡 SYMPATHY(연민, 동정) 테입을 구하기 위해
담날 학교도 결석하고 길동에서 동대문까지 뒤진 걸 보면
미치긴 미쳤었던 거 같습니다.
(왜 이 고생을 했냐면, 제목을 모르니 계속 레코드점 사장한테
일일히 노래불러줘가며.. 음음음 이래도 모르냐? 그거 정말 없냐?하고
돌아다녔으니... 개고생이었을 수 밖에요)

아마 그 때부터 제 인생이 조금 달라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하. 이제 각설하고.
어쨌든 저는... 그 쿵후 학원을 계속 다녔답니다.
극장으로 향하는 그 쪽문의 횡재를 어디 쉽게 놓칠 수 있었겠습니까.
덕분에.. 중학생 신분으로 참 많은 영화를 봤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제일로 꼽는 영화를 대라고 하면..
전 망설임없이 무조건 <겨울 나그네>을 꼽습니다.
제겐 첫키스보다 강렬했던 첫 경험이었기에..

모두 실화랍니다.
사실 모두 잊는 듯 살아왔는데
막상 한국 영화 첫경험을 쓰라하시니..
난 뭐였지?하다가 어머나 다 생각이 나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니 고맙다는 인사는 제가 해야할 듯.
하하 변강쇠, 변금련... 다 떠오르네요.

지금은 서른이 조금 넘었습니다.
똥배짱으로 벌여놓은 화투판마냥,
못먹어도 고!를 외치고 살 수 밖에 없는, 말하자면 책임의 나이가
되버린 지금이.. 더러 참 씁쓸하지요.
아 그 때가 좋았네요.
쌍절봉 들고 학원으로 기어들어갔다
날마다 남몰래 영화 몇편씩 마시고 나오던 추억.

아... 술 한 잔 먹고싶어집니다.





















02-08   김지선   
푸핫. 좋은 추억인데요! ^^
02-09   류성희   
너무나 재밌게 읽었습니다.
안경을 써도 시력이 별로 안좋은 관계로
성함을 김밍정으로 읽고는
참으로 독특하신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음에 만나서 안좋은 추억 한 번 공유해 보아요. 아아.
02-09   김영조   
저도 항상. .그런 뒷구멍을 희망했지만.
끝내 찾아내지 못하고..

제가 찾아낸 방법이라곤..
초대권을 사는것..뿐이었습니다.

것도 1류극장은 비싸서 2류극장 (홍콩영화개봉작과 1류극장 내린영화를 동시상영하던)표를 사서 봤었지요..

나름대로 나만의 방식이라고.. 즐거워하던 때였는데..

80년대 후반 어느때.
그전에 수학선생님에게서 들은 '탑건'이란 영화가너무 보고싶어서.. 비됴가게에 갔습니다.
(이때는 비됴방은 없었떤 시절이었습니다)
집에 비됴도 없었던 시절이라..

비됴가게 아저씨에게 대여료를 보고 탑건을 봤었지요.
그때당시. 난 비됴방이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하여튼... 옛날 이야기는.. 항상 재미있는 추억인듯.
02-09   김명정  x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저의 <첫 시나리오에 대한 안좋은 추억>도 얘기해드릴께요.
꼴에, 싼맛에, 시니리오를 두 편 써봤답니다.
한 편은 상영돼 보기좋게 물먹었고,
한 편은 지금 촬영중이랍니다.

처음 쓸 그 당시엔 500만원 준다 소리에, 와 그 돈이면 팔자도 고치겠다 싶어 낼름 시작했는데,
컴퓨터가 있길하나 인터넷을 제대로 할 수 있나 암튼 벽만
쳐다보며 쓰느라 500이 아니라
5000만원어치는 피가 빨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하 그래도 그 500을 얼마나 요긴하게 썼는지 지하에서 옥탑으로 이사도 했지요^^.
지금은 예능국에서 이 프로 저 프로 말아먹고 삶아먹으며
젊음을 탕진하는 중입니다.
<상체와 하체>.. 뭐 이런 코미디나 쓰면서...

어영부영하는 사이 아들 하나 까질러 놓고,
술 너무 좋아한다고 이혼까지 당했는데도
이 모든 상황이 저는 코미디로 보이곤 합니다. 정말로요.
물론.. 결손가정의 계절은 철철이 쉽지는 않지요.
하지만 그저 이런 상황을 코미디라고 생각하면
어느 순간엔 자연천연색으로 빚갈곱게 나를 웃겨주기도
하더라고요. 남들은 제 미쳤다 해도 그저 없는 사람들한테는
이 최면이 최고하니까요.
불우돕기에 흥미있으신 분, 연락주시면 '도울' 기회 드리겠습니다^^. 제 주변에 결손가정이 수두리빽빽이라.

덕분에 좋은 사이트 알게되고, 좋은 영화 정도 많이 얻어가고 있습니다. 기회되면 땅에 파묻어 놓은 술 한 독 기꺼이 풀겠습니다.
아들놈 재우고 나면... 항상 이 새벽입니다.
늘 30분 정도는 마음의 흙탕물을 애써서 애써서 가라앉히곤
작업을 시작하지요. 겨우 내 얼굴을 볼 수 있을 만큼만.

잠시 들어왔다가...
그냥 나가기 아쉬워서 손 한번 흔들고 갑니다.
다들... 건강하시길. 그리고 외롭다고 아무렇게나 자식놈
퍽퍽 까지르지 마시길.
02-10   우형사  x
반갑습니다. 언제 뵙게 되면 그 시나리오 제목좀 알려주세요^^;;
02-10   번지점프   
정말 재밌게 읽어 내려갔습니다~ 글솜씨가 범상치는 않더니만.. ^^ 어떤 시나리오인지 기대되는군요~
02-11   박광식  x
저두 어린시절 쿵후학원 댕겼드랬는데...ㅋㅋㅋ 발차기는 안갈켜주고 가혹한 체력훈련만 시켜서 금방 그만두었지만...

저도 첫시나리오에 대한 아픈 추억이 있어~~~요! 초반인생은 님과 비슷했는데, 후반인생이 확~ 다르구만요. 애까지 싸질러놓고....ㅎㅎㅎ 건필하십시오~~~
02-19   문용준   
우와, 호스라....조금 서글프기까지 하네요^^
웰컴투더오발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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